산에 오르면 하늘이 더 확장됩니다. 그리고 산 아래 모든 것은 점이 됩니다.
키 큰 사람도 점이고 키 작은 사람도 점이며, 많이 가진 사람도 점이고 아무 것도 없는 사람도 점입니다. 그리고 잘 난 사람도 점이고 못 난 사람도 점입니다.
단지 위치만 땅에서 멀어지고 하늘에 가까워지는 것만은 아닌 것이죠. 마음도 땅에서 멀어지고 하늘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땅의 것들이 달리 보입니다. 내가 절망했던 것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내가 그토록 갈망했던 것이 얼마나 별것 아닌 것인지 알게 되는 때가 바로 그 순간입니다.
지난 주 새벽 말씀에 주님이 제자들을 데리시고 산에 오르셔서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시던데…. 왜 굳이 산에 올라 그러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세상이 더욱 하찮아 보이는 그곳에서, 주님이 더 빛나는 그 곳에서, 세상을 쫓아 살던 제자들의 안목이 변했으면 하는 마음 아니었을까요.
나이를 먹을 수록 산이 좋아집니다. 맥 없이 올랐던 높고 높은 설악, 지리, 한라… 그리고 화이트마운틴을 다시금 오르고 싶어집니다. 그 때는 산을 오르면서도 땅을 보며 올랐고, 정상을 성취하려고 올랐습니다. 이제 다시 오른다면 넓디 넓은 하늘을 보며 오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