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참 좋습니다. 한 손에 들었을 때의 느낌, 한장씩 천천히 넘길 때의 느낌, 그 감촉이 참 좋습니다. 게다가 그 작은 공간에 마음 흔드는 이야기를 담아 놓아서 더욱 좋습니다.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이토록 큰 이익을 얻게 해주는 물건으로 책 만한게 있을까 싶습니다.
책은 가장 속 깊은 삶의 반려물입니다. 책이 없었으면 나는 한정된 생각 안에 갇혀 한없이 축소되었을 것입니다. 아무도 나를 반기지 않을 때도 책 만큼은 늘 팔벌려 맞아주어 친절한 벗이 되어 줍니다.
책은 어디로든 누구에게든 데려다 줍니다. 그 대단했다는 로마시대 황제들 앞으로도, 화려했다는 르네상스 시절의 살아있는 정신들에게로 아주 쉽게 데리고 갑니다. 모세와 함께 광야를 걸을 수도 있고, 예수님과 함께 산을 오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책은 생각을 깊게 해주고, 세상과 사람 그리고 하나님에 대해 더욱 알게 해주고, 일상에서 말과 행동을 신중하고 지혜롭게 해줍니다. 가벼운 사람을 묵직하게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가을보다는 여름이 책과 함께하기 좋은 시절 같습니다. 가을은 이리저리 좋은 것도 많고 설레임도 많아서 책과의 오롯한 시간을 쉽게 빼앗깁니다. 오히려 여름 더운날 잠시 잠깐 더위를 식히며 펼쳐 드는 책은 달콤하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커트 보니것이라는 사람도 이렇게 썼나 봅니다.
“책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책은 느낌이 아주 좋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