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체력장 종목 중에 매달리기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보통 턱걸이를 했지만, 간혹 매달리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철봉에 턱을 올려놓고 오래 매달려 있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운동입니다. 그런데 인생이 그 매달리기의 순간에서 정지된 채 계속 이어지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차가운 철봉에 턱을 올려놓고 얼굴이 빨개진 채로 부들부들 떨면서도 ‘일초만 더… 일초만 더…’ 이를 악물고 매달려 있는 일이 이 세상에서의 하루하루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은 한판 뒤집기라기보다는 버티기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삶에서 가장 큰 재능은, 인생이라는 체력장에서 제일 중요한 운동신경은, 그렇게 단순하게 버티는 능력일지 모르겠습니다.
세상의 속도, 다른 사람의 모멸, 세계의 거짓을 견디면서… 내가 나 자신을 견뎌야 하는 것까지… 온통 견디기 대회입니다.
아주 오래 전 그날, 내가 내 체중을 감당하고 매달리고 있어야 했던 그 순간처럼 말입니다.
한 주 잘 견디셨나요? 앞으로도 함께 끝까지 견디는 것이 우리의 믿음 아닐까요?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마태복음 10:22)
